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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푸른나무진로적성연구소 석인수 박사 |
돌잔치 때부터 아기가 볼펜을 선택하기를 바라는 한국 부모들은 소위 말하는 ‘엄친아’를 기대한다. 그러나 공부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상위 10%안에는 들어야 하므로, 나머지 90%는 학습부진의 굴레를 덮어써야 한다.
결국 우리나라 학생들의 90%는 곧 패배자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우리 아이들의 딜레마가 있다. 전세계에서 학업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살하는 나라는 몇 개 나라가 되지 않는다. 그 중에 한국학생의 빈도는 높은 수준이다.
학습부진학생이 있고 학습장애학생이 있다. 학습부진은 전과목 총점에서 성적부진을 나타내는 학생을 칭하고, 수학과 같은 특정과목에서만 낮은 점수를 가지는 학생을 학습장애라고 명명한다. 학습부진은 노력의 결핍이나 지능의 결손에서 이유를 찾는다. 그러나 학습장애는 뇌의 문제라고 인식한다.
필자의 아들은 초등학교 시절 전 과목에서 학습부진을 겪었고, 언어와 외국어분야에는 학습장애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고 전 과목에서 A학점을 받는 수재가 되었다. 전과목을 골고루 잘할 수 없다면 적성을 조기에 찾아서 한 분야에 매진하기로 한 것이다.
필자도 어릴적 초등학교 시절 0점을 맞은 기억이 있다. 그것도 여러번씩이나. 고무신발도 자주 잊어버렸던 기억이 있다. 한마디로 모든 방면에 부진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은 필자가 빵점을 맞고 오더라고 웃어주셨고, 신발을 잊어버려도 그냥 새 것으로 사 주셨다. 그리고는 아들이 공부를 못하는 것으로 기죽지 않도록 보호해주셨다. 부모님의 섬세한 배려를 받으면서 자존감을 배웠고 결국 우등생이 될 수 있었다.
물론 요즘은 유치원부터 선행학습을 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오래된 과거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부진과 학습장애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바로 아이가 자존감을 훼손당하지 않도록 돕고 또한 자존감을 오히려 높여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학습부진에 머무르는 이유는 단 하나다. 공부를 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왜 특정 과목에 공포를 느낄까? 그 분야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아동의 뇌가 그 학문 쪽으로는 발달하지 않은 것이다.
필자의 아들이 어느 분야에도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들을 위해 진로적성도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존 적성분석도구들이 학습부진, 학습장애아동의 재능을 찾아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혀 다른 차원에서 연구를 시작해 컴퓨터에 적성이 있음을 발견하고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할 수 있었다.
오늘날 학생들은 게임을 할 때에는 몇 끼니를 굶기도 한다. 학습부진과 학습장애를 치료하는 길은 ‘열심히 공부하라’ 가 아니다. 아이가 어디에 흥미가 있는지, 무엇을 할 때는 밥도 먹지 않고 매달리는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긴 방학이 시작되었다. 아이의 적성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박람회를 방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험학교 형태에도 자주 보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더라도 딱히 흥미나 적성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정밀한 진로적성검사 및 적성컨설팅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글: 강남 푸른나무진로적성연구소 석인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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